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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후기

남도에서 깊어가는 가을 정췰르 느끼며 첫 3주 연속 풀코스 완주, 제13회 순천마라톤대회(67번째)

  • 관리자 (appkorea152)
  • 2013-10-17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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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에서 깊어가는 가을 정취를 느끼며 첫 3주 연속 풀코스 완주, 제13회 순천 마라톤대회(67번째)

 

 

남승룡 선생 추모, 육상 꿈나무를 발굴 육성하는 대회

○ 대회명 : 제13회 순천 남승룡 마라톤대회

○ 일 시 : 2013. 10. 13(일) 09:00

○ 장 소 : 팔마종합운동장

○ 주 최 : 순천시, 순천 남승룡마라톤대회 조직위원회

○ 코 스 : 팔마종합운동장~강남중앙교회~율산교차로~도룡마을
               입구~여수 새고막공장(반환)~종합운동장

○ 종 목 : 5종목(풀, 하프, 10km, 5km, 단체대항전)

○ 참가비 : 35,000원~10,000원

○ 기념품 : 스포츠백팩(5km: 반팔티셔츠), 메달, 간식(빵, 쥬스),
                  먹거리(떡국, 두부김치, 막걸리)

○ 총경비 : 118,600원(참가비 3만원 포함/ 동호회 지원)

○ 소 속 : 동해시청/중소기업청 마라톤클럽

○ 기 록 : 03:55:18.69(127위 / 227명)

○ 우 승 : 정석근(02:45:53.38, 남자 / 정순자(03:02:57.16, 여자)

 

국제박람회와 갈대를 기대하며 5개월 전에 뜻을 정하고 세 번째 방문

2003년 10월 풀코스에 도전한 이후 처음으로 3주 연속 풀코스를 뛰게 되었다. 일부러 작정한 것은 아니며 꼭 참가하고 싶은 대회를 고르다 이렇게 된 것이다. 지난 주 충청마라톤대회 참가 후 피로에 지친 몸을 하루빨리 회복하기 위하여 6일간 걷거나 천천히 뛴 거리는 대충 44km 정도 된다. 실력도 안 되고, 대회에서 힘이 들어 천천히 달린 탓인지 이틀 지나니 크게 불편하지는 않다.

순천은 2002년에 ‘지방의제 21’ 업무 견학과 2004년 낙안읍성을 관람을 위해 찾았고, 이번이 세 번째이다. 산과 강, 바다와 호수가 어우러진 축복받은 도시로서 순천만은 대한민국 정부가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5대 브랜드 중 하나로 선택했다고 한다. 대한민국 생태도시 순천을 완성하기 위해 2013년 4월부터 10월 까지 “201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전국에서 가장 행복한 도시로 만들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1949년 시로 승격하였고, 1995년 승주군과 통합하였으며, 24개 읍․면․동 910㎢의 면적과 10만4천 가구 27만7천명의 시민이 거주하고 있다.

 

순천시티투어에 참가하기 위해 하루 전 이동

10월 12일 10시 5분에 집을 나선다. 정부대전청사 버스정류소에서 10시 29분에 시외버스(13,900\)를 타고 오수휴게소에서 잠깐 쉰 후 순천에 도착하니 13시 05분이다. 점심 요기할 겨를도 없이 시티투어 차량 출발시간에 맞추기 위해 택시(4,600\)를 이용 13분 뒤 정원박람회장 서문에 도착하였다. 승강장엔 관람객이 많이 몰려 있고, 주차장엔 수천 대의 차량이 서있다. 곧바로 투어버스에 탑승하여 예약사항을 확인하고 자리를 잡는다. 3명의 승객이 늦게 도착하여 7분이 지난 13시 37분에 20여 명과 함께 출발하였다. 여성 문화해설사는 순천의 간단한 역사와 관광지 및 정원박람회 등에 대하여 설명하는데 시민으로서의 자긍심과 애향심이 매우 높아 보인다,

13시 50분 드라마 촬영장에 도착하여 35분간 관람한다. 이곳은 군부대가 이전한 부지를 시에서 매입하여 조성하였다. 소도읍 세트장은 1950년대 후반부터 1960년 초 소도시 읍내와 1960년대 중반부터 1970년대 번화가 등 순천시 읍내를 재현하였다. 순천 옥천 냇가와 읍내 거리, 그리고 순천의 한식 식당 등 정확한 고증을 통하여 재현하였다. 서울 달동네 세트장은 1960년대 중반의 잊혀져가는 서울 변두리 달동네를, 변두리 세트장은 1980년대 서울의 변두리 번화가를 재현하였는데 정확한 고증을 통하여 재현함으로써 문화적인 가치를 가진 오픈세트장이다. 늑대소년, 마파도 2, 님은 먼 곳에 등 영화와 사랑과 야망, 서울 1945, 에덴의 동쪽, 자이언트, 제빵왕 김탁구 등의 드라마를 촬영하였다. 가이드의 안내와 설명을 들으면서 돌아보았는데 1960년대부터 80년대까지의 어려웠던 기억이 아스라이 떠오른다.

14시 27분부터 15시 40분까지 낙안읍성으로 이동한다. 보통 40분 걸리는데 주말을 맞아 관광객이 몰려 33분이 더 걸렸다. 본래 일정대로라면 투어가 끝난 후 박람회를 보려고 했는데 시간이 지체되어 포기하였고, 읍성을 더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가이드에게 얘기한 후 일행에서 이탈하였다. 전라북도 22개 시군이 참여하는 남도음식큰잔치가 열리고 있는데 주차장은 꽉 찼고, 행사장과 음식점 부근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이곳은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 등재, CNN 선정 대표 관광지, 문화재청의 가족 여행지 32선 등에 선정된 소중한 문화유산이자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이다. 1,410m의 성곽, 중요민속문화재 가옥 9동 등 13점의 문화재를 보유하고, 290여동의 초가집에 120세대 288명의 주민이 직접 살고 있는 전통 역사마을이다.또한 동편제의 거장 국창 송만갑 선생과 가야금병창 중시조 오태석 명인의 고장으로 국악, 가야금 병창 등 민속 문화를 향유하고 있어 현재 체험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다.

남도 음식 명인들의 전시작품과 농수산 지역특산품을 관람하였고, 각 시군에서 판매하는 토속 음식점을 둘러보았으나 시간도 없고, 혼자로서는 부담스런 메뉴들이라 먹는 것은 포기했다. 장아찌 김밥과 막걸리, 인절미를 시식하였으며 배고프던 중 오랜만에 먹는 인절미 맛이 좋아 1개(3,000\)를 사서 읍성 구석구석을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먹었다. 성곽 위는 전 구간을 개방하여 자유롭게 산책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위에서 바라보는 성 안팎의 경관이 너무 빼어나다. 크게 높지 않은데도 넓은 평야지대의 한 가운데 자리하고 있어 먼 곳까지 조망이 가능하므로 눈과 머릿속과 마음까지도 시원하고 후련해진다.

 

순천역~종합터미널~동천~팔마경기장 돌아보기

16시 57분 셔틀버스(1천원)를 타고 박람회장으로 이동한다. 1시간 간격으로 왕복 운행하는데 자리가 모자랄 정도로 이용자가 많으며 교통흐름이 원활해져 30분 만에 도착한다. 시티투어 때문에 미처 구하지 못한 시외버스표를 예매하기 위해 순환버스로 바꿔 탔는데 운전기사가 순천역에서 내리라고 한다. 터미널을 향해 세 승강장을 걸어가면서 시내 구경을 한다. 이곳저곳 두리번거리면서 음식점, 찜질방 등을 찾아보고 하늘빛축제장의 위치도 확인한다. 터미널은 승객들로 빽빽이 들어차 있으며 부지런히 대전 행 차표를 사고 나니 마음이 놓인다.

전통시장에 가면 향토음식 맛을 볼 수 있겠다 싶어 아랫장과 역전시장을 찾았는데 아직 이른 시간이건만 파장 분위기이고, 특별한 음식점이 눈에 띄지 않는다. 순천역 앞에서 생선구이 메뉴(12,000\)를 보고 식당에 들어갔는데 1인분은 팔지 않는다고 한다. 맞은편의 부광식당에도 생선구이가 있기에 찾았는데 떨어졌다고 하므로 먹을 복이 없는 것 같아 백반(7,000\)으로 해결하고 만다. 차림과 맛도 특별하지 않은 데 값은 조금 비싸게 느껴진다.

19시 50분 하늘 빛 축제를 보기 위해 동천 장대공원으로 향한다. 하천변 출입구는 차량으로 꽉 막혀 있고,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2만1천㎡의 좁지 않은 면적의 모든 나무와 꽃, 하트 터널과 동물 조형물 등에 총천연색의 LED 조명을 달아 환상적인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야외무대에서는 객석을 가득 메운 관중을 상대로 음악과 개그 콘서트가 열리고 있다. 통행로의 적정 수용인원을 넘어 공간마다 관람객이 가득하건만 꾸역꾸역 찾아 들어오는 발걸음은 계속 이어진다. LED 조명도 밝고 아름답지만 곳곳에서 터지는 카메라의 후랫쉬 불빛도 공원의 조명을 더해주는 것 같다. 숲 속의 정원, 하늘과 바다의 정원, 동천변을 따라 야경을 감상하다 순천역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순천역은 전라선과 경전선이 교차되는 철도교통의 요충지뿐만 아니라 인근의 여천, 광양, 율촌공단 등을 연결하는 전남 동부지역의 교통중심이다. 신축한 지 오래 되지 않아 역사 내외부가 깨끗하며 정원박람회에 맞춰 순천시 관내의 대표적인 정원 사진을 전시하고 있다. 열차 운행표를 보니 대전행도 있으며 버스 보다 더 자주, 시간은 덜 걸리므로 버스표를 괜히 샀다 싶다.

21시 20분 400여m떨어져있는 지오스파 찜질방(8.000\)을 찾아간다. 목욕탕에는 냉․온 등 6개의 탕과 3개의 사우나가 설치되어 있으며 냉탕은 작은 수영장처럼 거리가 길다. 이탕 저 사우나를 부지런히 옮겨 다니니 피로가 한결 풀리는 듯싶다. 찜질방은 소금․게르마늄․얼음 등 6종류이며 출입문을 열어 놓고 벌써 자는 사람들이 제법 있다. 찜질방 문 앞에 상당히 넓은 공간이 있으므로 움직이는 소리와 코골이를 피해 잠자리로 정한다. 상대적으로 조용하고 피곤한 탓에 금방 잠이 들었으며 쿵쾅거리는 소리에 잠이 깼는데 02시 30분이다. 주변에는 보이지 않던 5명이 상당히 큰 소음임에도 불구하고 잘 자고 있다. 찜질방 안팎을 조심스럽게 오가며 공간을 찾아 잠을 더 청해 보지만 한 번 깬 잠은 이어지지 않는다. 차라리 사우나 하는 게 낫겠다 싶어 04시에 잠자는 것을 포기하고 아래 층으로 내려간다. 맨손체조와 스트레칭으로 찌뿌드드한 몸을 풀고, 냉․온탕을 바쁘게 오가면서 컨디션을 되찾는다. 10월 13일 05시 50분 퇴실하며 찜질방 위층에서 깊은 밤에 헬스를 시끄럽게 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카운터에 얘기하니 그럴 리가 없다면 믿지를 않는다.

06시 지난밤에 보아두었던 역 앞의 창평본가국밥 식당으로 들어가 돼지국밥(7,000\)으로 아침을 해결한다. 이른 시간인데도 10여 명이 식사와 함께 해장술을 하고 있다. 남부지방에서 많이 하는 음식이기 때문에 고른 것인데 콩나물국밥이나 먹을 걸 그랬다 싶다. 06시 40분 주인에게 길을 물어 대회장인 팔마경기장으로 향한다. 4차선 도로의 양쪽은 신구 건축물이 섞여 있으며 역사가 오래된 도시임을 실감케 한다. 경기장으로 가까이 갈수록 도로와 건물이 새롭고 깨끗하며, 공원과 가로변 등이 잘 정비되어 있다. 35분 정도 걸어 운동장 입구에 도착하니 대회분위기가 느껴진다. 입구 왼쪽 보조경기장에는 클럽과 개인 참가자의 쉼터, 먹거리 코너가 마련되어 있는데 개인 참가자를 위한 배려가 놀랍고 고맙다. 종합운동장은 제법 오래되어 보이지만 관중석은 높낮이가 다르고 위에는 담장도 없어 그라운드와 관중석 간에 가깝게 느껴지며 환경친화적으로 여겨진다. 주변에는 체육관, 골프연습장, 테니스장, 유도관, 궁도장 등 여러 종류의 운동시설이 밀집되어 있다.

 

행사장 분위기와 개회식

높고 푸른 가을 하늘, 눈부신 햇빛과 맑고 시원한 공기, 싱그러운 녹색잔디와 붉은색 우레탄이 이루는 조화는 환상적이다. 참가자들의 쉼터를 다른 곳에 설치해 놓으니 대회장이 깔끔하고 정돈된 모습이다. 개회식 리허설이 한창이고, 여러 대회부스에서는 선수들을 맞을 준비로 매우 바쁘다. 운동장 안팎과 위아래를 구석구석 돌아다니면서 두리번거린다. 현대 하이스코에서 설치한 쉼터에서 녹차를 한 잔 얻어 마신 후 경기장 내 화장실에서 여유롭게 배설의 쾌감을 맛본다.

일찌감치 아식스운동화와 반바지, 반팔셔츠와 실장갑, 모자와 선글라스 및 MP3로 복장을 갖추고 물품을 첫 번째로 맡긴다. 운동장 안으로 들어오는 참가자들의 행렬이 계속 이어지지만, 사회자는 개회식 시간을 안내하며 발걸음을 재촉한다. 혼자 구석에서 맨손 제초와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잔디구장으로 이동한다. 내빈소개, 국민의례와 묵념, 개회선언, 시장 대회사. 축사, 환영사, 에어로빅 등 개회식을 진행하는 중에도 많은 인파가 계속 들어오며 대회 사상 처음으로 1만 명이 넘었다고 한다.

식순이 복잡하고, 내빈들의 연설이 장황하여 간혹 지루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는데 모두 적당하게 빨리 끝내준다. 참가자들의 표정은 매우 밝고 활기에 넘친다. 목소리는 명랑하고 쾌활하며 보통의 톤 보다는 많이 높다. 복장은 각양각색으로 울긋불긋 화사하고 참 보기에 좋다. 유니폼 밖으로 드러난 몸매는 탄탄하고 건강미가 넘쳐 보이는데 내 몸은 버썩 말라 영 아닌 것 같다.

 

정원박람회 때문에 코스를 반대편으로 변경, 순천만 갈대숲이 아쉽다.

아침 식사할 때 아들로부터 취업시험 보러 간다는 문자를 받고 달리면서 많이 응원할테니 잘 보라는 답을 보냈다. 처음으로 3주 연속 도전으로 특별한 문제만 없다면 자신 있는데 과연 몸이 버텨내줄지 조금 걱정은 된다. 늘 그렇듯이 5시간 안에 완주이며, 지난 대회보다 1초라도 앞당기면 대성공이라는 마음으로 뒤 쪽에 자리를 잡는다.

09시32분 출발신호와 함께 달려 나간다. 대회 구호가 “갈대 숨결 느끼며 우리 함께 달린다.”이므로 순천만과 갈대숲을 시원하게 맘껏 달릴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그 기대는 무너졌다. 청원군 대청호 대회와 세종시 충청대회를 2주 연속 달렸는데 크게 차이가 없는 것이다. 코스가 바다나 해변이 아니라 내륙 쪽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2~4차선 도로, 도로 변의 코스모스와 누렇게 익은 벼이삭이 푹 고개 숙인 황금 들판, 가을빛이 서서히 물들어가는 산야 등 특별한 점을 찾아내기가 어렵다. 다만, 바다를 끼고 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겨울을 향해 한 걸음 다가서기 때문일까? 내리쬐는 가을 햇빛 아래서도 간간이 부는 시원한 바람은 싱그러우며 옴 몸의 열기를 식혀주기에 충분하다.

16km정도 되었을까? 멀리서 갯벌이 보인다. 이곳이 그 유명한 순천만인가 싶고, 이제부터는 갈대밭 속을 뛰는가 기다려진다. 21k 반환점을 돌 때까지 해변과 갯벌 옆을 뛰지만 넓은 갈대밭은 보이지 않는다. 대체 “왜 갈대 숨결 느끼며 뛰라고 했을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코스가 별 차이 있나? 그래도 갯벌 보며 꽤 오래 뛰었네!“ 하는 마음으로 달랜다.

코스 운영에 있어 특이한 점은 시내 쪽 차선이 많은 도로는 교통을 통제한 반면 하프 반환점 이후, 풀코스 주자들이 뛰는 2차선 도로는 전면통제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원래 한적한 곳인지, 부분통제를 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통행하는 차량도 많지 않고 운전자들이 천천히 운행하는 까닭에 매연을 느끼지 않았고, 뛰는 데 있어서도 불편하지 않았다. 오르막은 짧은 것, 제법 긴 것 등 5 곳정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러나 크게 힘들지는 않았고, 이 정도는 있어야 재밌다 싶을 정도였던 것 같다.

급수대는 거의 2.5km의 일정한 간격으로 마련되어 생수와 이온음료, 콜라 등을 자원봉사 학생들이 충분히 공급해주었다. 10km까지는 전혀 마시지 않았고, 이후부터 30k 까지는 5km 마다, 그 이후엔 모든 곳에서 보충하였다. 사실 천천히 뛰므로 땀으로 배출되는 게 얼마나 될까마는 쉴 수 있는 명분을 만들기 위해서였던 것이다.

바나나와 쵸코파이, 방울토마토, 쵸콜릿 등 간식은 비교적 일찍부터 제공해 준 것 같다. 21k에서는 바나나 1/3쪽과 방울토마토 3개, 30k에서는 바나나 1/3쪽, 35k에서는 쵸코파이 반 개를 먹었다. 파워젤은 집에서 2개를 준비하여 출발 90분 전에 충분한 물과 함께 먹었으며, 반환점을 돈 후에 남은 한 개를 먹었다. 남들이 도움이 된다기에 얼마 전부터 먹고 있는데 끝까지 체력싸움을 해야 하므로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에어파스는 급수대마다 준비해놓은 듯하다. 25k에서는 양 무릎, 32k에서는 무릎과 허리에 뿌려줄 것을 부탁했다. 맨소래담 로션도 본 듯한데 손에 묻히는 게 싫어 사용하지 않았다.

여느 대회와 비슷하게 급수봉사는 학생들이, 교통통제는 경찰들이 한다. 가을 날씨답지 않게 무덥고 햇볕이 뜨거웠기 때문에 모두 고생이 많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분들의 수고와 봉사 때문에 마라톤에 푹 빠진 우리들이 하루를 행복하게 보낸다고 생각하니 그저 한 없이 고맙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목표는 변함없이 5시간이고 뒤에 섰지만 앞 선수를 따라 어쩔 수 없이 걸음은 빨라진다. 이러면 안 되는데 하는 마음을 가지면서도 나중엔 혼이 날망정 갈 때 까지 한 번 해보자는 욕심이 생긴다. 5km를 09시 58분(26분)에 지났으므로 k당 5분 12초의 속도이며, 출발 때 이렇게 빨리 뛴 건 처음 있는 일이다. 그런 만큼 03:45페메를 5k에서 빨리 만났으며, 3k를 더 가지 않아 03:30 페메까지 따라 붙는다. 10k는 10:22(24‘), 15k는 10:46(24’), 20k는 11:13(27‘), 25k는 11:43(30’), 30k는 12:13(30‘), 35k는 12:45(32’), 40k는 13:15(30‘)분에 지났으며 13시 27분 경에 골인하였다.

반환점을 돌기까지는 기본 실력과 정상적인 속도를 벗어난 게 확실하다. 60회 정도 까지는 능력에 비해 보폭이 넓었으나 너무 빨리 피로가 찾아오고, 완주 뒤에도 회복이 늦는 것 같아 보폭을 줄이고, 걸음 횟수를 늘리며, 다리에 쓸데 없이 무리한 힘이 들어가지 않도록 의도적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2주 연속 완주했음에도 예전에 비해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음에서 달리는 방법을 바꾼 효과를 알 수 있다.

12k 쯤에서 부지런히 달려가는데 한 명이 다가와 “3시간 30분 이내가 목표냐?”며 말을 걸어온다. “아닙니다. 4시간 30분 정도인데 힘이 날 때 맘껏 달리다 나중에 고생하려고 합니다.” 하니 어이없다는 표정이며, 조언을 해준다. 요즘 주법(走法)을 바꾸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하니 같은 뜻이라고 한다. 5분도 채 가지 않아 내가 앞선다. 18k를 지날 때 선두가 맞은편에서 달려오므로 파이팅을 외쳐준다, 19k에서는 03:30 페메에게 추월을 당했고, 곧이어 대화를 나눴던 선수가 앞서가며 파이팅 해주는데 너무 까분 것 같아 얼굴이 뜨끔하다.

반환점을 돈 후 물마시고, 방울토마토와 파워젤 먹고, 무릎과 허리운동 하고, 으슥한 곳을 찾아 소변까지 보았으므로 5분이상은 까먹었을 것 같다. 25k를 넘어서부터 무릎, 허리, 종아리, 허벅지에서 이상이 느껴진다. 평균능력을 넘게 뛰었으므로 당연한 현상이라 하겠다. 이후 언덕만 나오면 속도를 줄여 다리가 받는 부담을 줄여주고 내리막에서는 허리를 앞으로 숙이는 듯하며 속도를 내었다.

또한, 자주 팔을 축 늘어뜨려 흔들어 주면서 어깨에서 느끼는 통증도 줄여주었다, 나무그늘 밑과 바람이 부는 곳에서는 셔츠를 들어 윗몸에 바람을 쏘여주니 한결 시원하고 달리기에도 편안함을 느낀다.

32k에서 물마시고, 에어파스 도움 받으며 03:45 페메를 앞세운다. 35k를 앞두고 “수고 많으십니다.”는 인사를 건네며 얘기했던 선수를 다시 앞선다. 38k부터 41k까지는 앞서가는 선수들을 따라 인도 위를 뛰었다. 날은 덥고, 힘은 빠지고, 지친 상태에서 우레탄이 깔렸고, 가로수가 그늘까지 만들어주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는 것이다. 이미 골인한 선수인듯한 사람이 지나가며 정해진 코스 이탈이라고 하지만 죽을 맛인데 전혀 아랑곳 하지 않고 꿋꿋하게 달린다.

35k부터는 과연 4시간 안에 골인할 수 있을까를 계속 생각한다. 이제는 04:00 페메에게 잡힐 차례가 된 것 같아 무리한 줄은 알면서도 마음이 조급해진다. k당 6분의 속도로 뛸 수만 있으면 무난한데 자신은 없다. 지난 대회 때 37~39k구간에서 마냥 걸었던 게 떠올랐기 때문이며, 최대한 뛰어가기로 마음을 굳게 먹는다. 피니쉬 라인 50여m를 앞에 두고 한 명을 따라 잡았으며 결국 속도감은 떨어지지만 걷지 않고 골인하였다. 3시 8분에 휴대폰을 통하여 받은 기록은 03:55:18.69이었다. 여성은 우승자를 포함 5명이 나보다 좋은 기록으로 골인하였는데 모두 대단하고 존경스런 분들이다.

 

먹거리를 양껏 맛있게 먹고 정원박람회장으로

생수 두 통을 받고, 간식 배부처로 이동하여 간식 받은 후 천막 안에 퍼질러 앉아 신발과 양말을 벗고 잠깐 휴식을 갖는다. 마냥 쉬고 싶지만 정원박람회를 봐야 하기 때문에 오래 지체할 새가 없다. 보관소에서 물품을 찾은 후 맨손 체조와 스트레칭으로 몸 풀기를 한다. 부지런히 먹거리 장소로 가니 한산하고 파장 분위기며 떡국과 막걸리는 이미 떨어져 새로 끓이고, 추가로 배달 주문을 했다고 한다. 배도 고프고 어디에서든 점심은 해결해야 하므로 두부김치를 먹으며 기다리다 떡국 한 그릇과 막걸리 한 통을 맛있게 먹은 후 15시에 박람회장으로 향한다. 경기장 입구에서 경찰에게 이동 버스편을 물어보니 걷는 게 더 빠르다며 길을 알려준다.

20여 분 뒤 입구에 도착, 야간권(8,000\)을 구입하여 박람회장으로 들어간다. 정원박람회는 “지구의 정원, 순천만” 이라는 주제로 4. 20~10. 20(6개월)까지 순천만 일원에서 개최되며 111만 2천㎡ 규모이다. 시티투어 가이드는 서울 숲(30만평) 보다 3만평 정도 더 넓다고 크게 자랑하였다. 미국과 중국 등 10개국의 전통 정원, 지자체와 기업 등 60개의 테마 정원, 한국정원과 한방체험관 등 전통이 살아 있는 박람회, 국제습지센터와 꿈의 다리 등 스토리가 있는 박람회, 무인궤도차와 식물공장 등 미래형 친환경 박람회 등을 자랑하고 있다. 4월 12일에 관람 목표인 400만명을 넘겼으며 7일 뒤에 폐장하게 된다. 17시 45분까지 거의 뛰다 시피하면서 PRT광장, 꿈의 다리, 도시숲, 장미정원, 지구동문, 바위정원, 억새길, 소망언덕, 참여정원, 네덜란드정원, 하늘정원, 나무도감원, 동천, 벚꽃길, 수목원 전망지, 한국정원, 갯지렁이 다니는 길, 동천갯벌공연장, 순천호수정원, 초지원, 한국정원 전망지, 빛의 서문, 순천만 PRT, 실내정원, 잔디마당, 한방체험관, 꽃 재배장, 무궁화정원, 사색의 길, 늘푸른 정원, 생각쉼터, 순천만 WWT 습지, 아트주, 에코지오탑, 꿈의 남문, 단풍나무길, 순천만국제습지센터, 흑두루미미로정원 등을 둘러보았다. 정원박람회 정보를 알고, 개최를 생각하고, 유치를 추진하며, 아름답게 조성하여 성공적으로 행사를 치르고 있는 순천시청 공무원과 시민들의 발상과 열성에 그저 놀랄 뿐이다. 그동안 막대한 예산이 투자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수입과 지출을 떠나 아름다운 박람회장이 영구적으로 남게 된다는 사실만으로도 순천시에는 후손들에게 물려줄 큰 자산이 되겠다는 생각이다.

 

바쁘고 보람 있었던 1박2일, 마라톤을 통해 순천의 저력을 느끼다.

17시 45분 서문 앞에서 순환버스를 타고 순천역에서 환승한 후 종합터미널로 향한다. 터미널 안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승객들이 많다. 주변을 돌아다니며 식당 몇 곳을 기웃거리다 미림식당으로 들어가 소머리국밥(7,000\)으로 저녁을 해결한다. 음식도 깨끗하고, 내 입맛에 맞는 게 식당 음식 중 가장 낫다.

19시 10분 시외버스를 타고 대전으로 향한다. 언제 다시 오게 될지 기약할 수 없지만, 다시 기회가 된다면 원래의 코스에서 순천만의 갈대를 느끼며 꼭 한 번 달려보고 싶다. 21시 25분 대전청사 승강장에서 내려 집 근처의 동방삭사우나(7,000\)로 향한다. 냉․온탕과 안마탕을 셀 수도 업이 자주 들락거리며 80여 분을 보내다 23시에 숙소에 들어감으로써 67번째 마라톤여행을 끝낸다.

마라톤 때문에 순천 갔는데 다른 관광지에서 더 많이 보고, 듣고, 배우면서 안목을 넓혔다. 2002년 동해시의 지방의제 21 추진 기구를 만들기 위하여 이미 선진적으로 운영하고 있던 순천시를 방문하여 업무 노하우를 배웠다. 지방의제 21은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개발과 보존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그 이전부터 시작된 투자와 노력의 결실이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로 나타난 듯하다. 전국 각지의 여러 마라톤대회를 다녀보았는데 이번 순천대회는 옛 인연과 더불어 더 큰 기억으로 오래도록 남을 것 같다.

3월 서울에서 4시간 안에 뛰어본지 7개월, 6번째 만이다. 예전에는 엉덩뼈와 무릎 등의 극심한 고통을 참으면서 없는 속도를 내며 뛰었는데 이제는 참기도 어렵거니와 빨리 뛴다고 하는데도 제 자리에 있는 기분이다. 이것은 분명 체력이 떨어지고, 연습이 부족한 탓이기도 하지만 몸을 상해가면서까지 무리해서 달리지 말자는 마음 때문인 것 같다. 정말이지 달려 나갈 때처럼 전혀 힘들거나 고통스럽지 않게 골인하는 날이 과연 찾아올까 하는 희망과 의구심을 갖는다만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진다.

300명이 채 안 되는 풀코스 참가자를 위하여 105리 이상의 거리를, 그리고 그보다는 짧지만 수많은 마라톤 마니아를 위하여 대회를 기획, 준비, 진행 및 마무리를 위하여 애써주신 순천시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깊이 감사드린다. “대한민국 생태수도” 순천 출신이자 세계적인 마라토너로서 한국을 세계에 빛낸 고 남승룡 선생님을 기리기 위하여 개최되는 이 대회가 해를 더해 갈수록 성장 발전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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